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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금융기관 대출의 비밀과 통화 창조 메커니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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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금융기관 대출의 비밀과 통화 창조 메커니즘

지파지파파 2025. 4. 27. 23:00

많은 사람들이 금융기관의 역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은행은 예금을 받아서 그 돈으로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실제 금융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일은 이보다 훨씬 더 흥미롭습니다. 오늘은 돈이 실제로 어떻게 '창조'되는지, 그 메커니즘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금융기관의 통화 창조 과정: 대출 시스템의 실체

금융기관이 대출을 해줄 때, 실제로는 기존에 존재하던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대출이 이루어지는 순간, 새로운 돈이 '창조'됩니다. 이것이 현대 금융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간단한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통화 창조의 간단한 예시

작은 지역사회의 금융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누군가가 자신의 자산을 현금화하여 1억 원을 금융기관에 예금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지역의 통화량(금융기관 유동성)은 1억 원입니다.

다음 주, 다른 사람이 금융기관을 찾아가 집을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금융기관은 이 사람의 계좌에 1억 원을 입금해 주었습니다. 이제 지역의 통화량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첫 번째 사람의 예금: 1억 원
  • 두 번째 사람의 예금(대출금): 1억 원
  • 총 통화량: 2억 원

직관과 달리, 통화량은 2억 원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첫 번째 사람이 예금한 1억 원을 두 번째 사람에게 대출해 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첫 번째 사람의 1억 원은 그대로 있고, 두 번째 사람에게는 새로운 1억 원이 '생성'된 것입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역 사회의 총 통화량은 계속 증가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사람이 대출을 받으면 통화량은 3억 원으로 늘어나는 식입니다.

금융기관은 어떻게 돈을 '창조'하는가?

금융기관이 이렇게 돈을 '창조'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핵심은 현대 금융 시스템이 '부분 지급준비금 제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기관은 대출을 해줄 때 실제 현금으로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대출자의 계좌에 숫자를 입력합니다. 이 숫자는 법적으로 유효한 돈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대출자는 이 돈으로 실제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예시에서, 두 사람이 각각 자신의 1억 원으로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려 한다면,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계좌에서 판매자에게 송금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는 2억 원을 받게 되고, 지역에는 두 개의 상품이 배달됩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금융기관이 '계좌의 숫자'라는 형태로 새로운 돈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대출과 통화 창조에 관한 오해와 진실

이런 시스템을 이해하면, 금융기관에 관한 몇 가지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오해 1: "금융기관은 예금을 받아서 그 돈으로 대출을 해준다"

진실: 금융기관은 대출을 할 때 예금액을 확인하지 않습니다.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와 담보 가치를 평가하여 대출 가능 여부를 결정합니다. 대출이 승인되면, 금융기관은 새로운 돈을 '창조'합니다.

오해 2: "금융기관은 대출해줄 돈이 부족할 수 있다"

진실: 현대 금융 시스템에서 금융기관이 "오늘은 대출해줄 돈이 다 떨어졌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금융기관은 대출을 해줄 때마다 새로운 돈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관의 자본금 규제나 지급준비금 규제 등으로 인해 대출 총량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해 3: "대출금은 예금과 별개다"

진실: 대출금은 대출자의 계좌에 예금 형태로 들어갑니다. 즉, 금융기관이 대출을 해주는 순간, 그 기관의 예금액도 같은 금액만큼 증가합니다. 이것이 바로 금융기관이 "예금이 모자라서 대출을 못해준다"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경제적 의미와 영향

금융기관의 대출을 통한 통화 창조 메커니즘은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1. 통화량 증가

금융기관의 대출이 늘어날수록 경제 내 통화량도 증가합니다. 통화량이 주기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금융기관의 대출 증가입니다.

2. 경기 순환에 미치는 영향

경기가 좋을 때는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금융기관도 대출을 늘립니다. 이는 통화량을 증가시켜 경기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경기가 나쁠 때는 대출이 감소하고, 이는 통화량 감소로 이어져 경기 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3. 인플레이션과의 관계

통화량이 실물 경제의 성장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다른 통화 창조 메커니즘들

금융기관의 대출 시스템 외에도, 통화량을 늘리는 다른 메커니즘들이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역할

중앙은행은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통화량을 조절합니다. 시중에 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금융기관들에게 돈을 공급하고, 돈이 너무 많다고 판단되면 그 돈을 회수합니다.

국제 자본 흐름

외국인 투자자금이나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가 자국 통화로 환전될 때도 통화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외화를 가지고 투자하려면 그 외화를 자국 통화로 바꿔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앙은행이 새로운 통화를 발행하게 됩니다.

마치며

현대 금융 시스템에서 돈은 더 이상 금이나 현금 같은 실물 자산에 완전히 연동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돈은 금융기관의 대출 과정에서 '숫자'로 창조됩니다. 이런 시스템을 이해하면, 왜 통화량이 계속 증가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경제와 개인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통화 창조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자산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통화량이 계속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단순히 돈을 저축하는 것보다 자산 가치를 보존하고 증식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